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도시. 프라하
-특별히 다른 여행지 보다 더 가고 싶었던 곳도 아니고 기대가 많았던 곳도 아니다.
나는 여행 전에 들려오는 이야기나 사진들 보다는 '새로운 곳'이라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가는 사람이기에 오히려 남들이 많이 간다는 프라하는 기대치가 낮았었다. 서유럽같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한국 사람이 많이 모여있다는 사실도 기대치를 낮추었다.
-그렇다면 날씨 및 다른 조건들이 좋았냐? 그런 것도 아니다.
약 1년 만의, 그리고 오랜만의 홀로 떠나는 여행이라서 긴장을 많이 했었다. 거기다 도착했을 당시 이상 기후로 너무도 추운 날씨여서 따뜻한 옷을 찾아 돌아다니느라 땀내고 추워지고 정말 괴로웠다. 처음부터 예상 외의 지출에, 길의 헤맴에 정신이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여행 중에 가장 당혹스러웠던 곳 중 하나였다.
- 아마 그래도 이유를 꼽자면 '동유럽'이라는 새로움을 가장 처음 느꼈기 때문인거 같다. 올 해, 작년 그리고 옛날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다 같은 유럽인 듯 해도 건물 모양이나 인테리어가 미묘하게 다르다. 설명을 통해서 들으면 각기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건물들이어서 이기도 하고, 관리 수준에 따라서 건축물이 달라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좋았던 프라하 BEST 5!!
1. 야경 (국립극장에서부터 스트르젤레츠키 성을 옆으로 강가를 따라 올라오는 길)
여름이 되면 프라하는 밤 10시가 지나서야 해가 완전히 진다고 할 수 있다. 저 위의 야경사진은 내가 10시 즈음에 직접 찍은 사진이다. 아직 햇빛의 잔해가 많이 남아 있어서 저런 사진이 나올 수 있었다.
아마 내가 말하는 저 구간은 많이들 추천하는 길일 것이다. 강을 따라 올라가면서 프라하 성을 계속 바라보면서 가는 길인데 실물로 보면 더 잘 보이고 강에 비친 움직임까지 잘 보인다. 날아다니는 새까지 합쳐져서 정말 동화 속의 그림같다.
그리고 굳이 돈을 쓰고 싶지 않다면 길 목의 의자에 앉아서 바라봐도 된다. 길 가에 나무 의자들이 꽤 많이 있다. 나같은 경우 숙소가 근처에 있어서 아침을 싸들고 나가서 앉아서 먹었다.
이 다음이 야경 포인트인데, 나도 같은 방을 썼던 일본분에게 들어서 갔는데 레스토랑 장소가 너무 좋았다.
밑에서부터 강 옆으로 걸어가다보면 까를교에 도달하기 전에 ICE CLUB?BAR라는 곳이 왼쪽에 있다. 이때, 왼쪽으로 꺾어서 쭈욱 들어가면 한국인들이 맛있다고 하는 조금 가격대가 있는 M레스토랑을 지나서 야외 레스토랑이 하나 나온다. 이 레스토랑의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어떨지 모르나, 밖에 큰 나무 아래 있는 테이블에 맥주를 시켜 놓고 구경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게 된다.
맥주는 56~60코루나 정도로 싸지 않았지만 자리에 비하면 비싼 가격도 아니었다.
음식도 시킬 수 있으나 어짜피 10시 넘어 느즈막히 가면 식사는 불가하므로 부담갖지 말고 1인 1음료 정도로 시켜서 마시고 있으면 될 듯 하다.
2. 루돌피움에서의 현악 공연
루돌피움은 체코 필하모닉 연주단이 연주하는 공식 공연장이다. 하지만 내가 갔던 날짜에는 여름 비시즌이어서 아쉽게도 체코 필하모닉 공연을 볼 수 없었다. 대신 공연장에서 하는 현악 5중주를 들었다. 3~4년 전 쯤에 피아노 공연 외에 제대로 된 클래식 공연을 본 적이 없던 나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사운드의 합이 너무 잘 맞고, 음악당에서 하는 공연이어서 잡울림이나 이런 것 없이 정말 사운드가 딱딱 맞아떨어졌다. 사실 말로 표현할 건 별로 없다. 내가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너무 좋았다. 이래서 클래식 공연을 들으러 가는구나 싶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서울시향 멤버쉽을 당장 가입했었다...)
가격은 내가 3단계 중 가장 낮은 좌석에 학생 할인을 10프로~20프로정도 받아서 600크로나에 봤다. 좌석은 널럴했기에 사실 그냥 그 돈내고 맨 앞에 나가서 봐도 됐었다. 절대 표 사는 사람의 흥정에 넘어가지 마시길....
클래식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분도 체코에서 싼 가격에 꼭 한번 공연 보시길 추천한다. 친구 표현에 의하면 체코가 원래 합스부르크 왕가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준이 높았다고 했다. 굳이 이런걸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그냥 들으면 아, 좋다 라고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아 참고로 관광객 용으로 싼 대신 공연이 짧고 아쉬운 느낌이 들긴 하다.
이 외의 성당 공연들 및 프라하 내의 공연들은
에서 예매하면 된다. 이 공연 외에 크레멘티움에서 공연을 한번 더 봤는데 여기서 예미했다. 이 외에 국립극장 등에서 하는 공연등을 올려놓는 classic관련 티켓 판매 홈페이지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길. 내가 했던 팁투어에서는 이보다 조금 싼 공연으로 시민회관이나 국립극장의 싼표들도 추천했었다. 좋은 가격에 격식있는 공연들을 아마 볼 수 있을 듯 하다.
3. 알폰스 무하의 슬라브 서사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폰스 무하를 정말 좋아한다. 프라하에 있는 무하 박물관에 대부분이 아시아 사람이고 그 중 80프로는 한국인이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무하의 슬라브 서사시에 관해서는 아는 사람이 아직은 없는 듯 하다. 내가 갔을 때 20점의 전시 작품을 보러온 사람은 작품 수 보다 적었으니까.
위치는 프라하시 북쪽에 위치하는 7구역의 프라하 국립 미술관에 있다. 나는 시간 관계로 슬라브 서사시와 현대작품 중 유명한 에곤쉴레와 클림트 작품만 보고 나왔으나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조금 더 할애해서 정말 사람이 없는 그 공간에서 미술을 즐기다 오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이 20점의 작품은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그리고 그의 꽤 긴 생에 걸쳐서 그려졌기 때문에 그의 변하는 화풍, 특생이 고스라니 담겨 있다. 그리고 20세기 초기의 슬라브 민족들이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이러서고자 했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500원만(10크로나) 내면 한글 및 각 언어로 설명되어 있는 작품 설명 브로셔도 살 수 있다. 이익을 얻기보다는 작품유지,보수비를 위한 후원이라고 생각하고 다들 하나씩 사면 좋을 것 같다.
이 20점은 무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체코를 포함한)슬라브 민족 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 20가지를 그려 넣었다. 나름 슬라브 민족에 대한 역사를 (사실은 개략적인 요약으로)알아 갔다고 했지만 기본 지식의 부족으로 역사적 순간의 의의나 감동이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미술 비전공자로서 무하의 색감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건 직접 봐야한다. 사진을 두 장적도 찍어왔는데 너무 별로라서 누구에게 보여주기 싫을 정도다.. 엽서도 사려다가 비율 때문에 그림이 다 짤려나갔길래 그만 뒀다.
그리고 프라하 구도시에서 벗어나면, 실제 프라하 사람들의 삶이 어떤지 조금 엿볼 수 있었던것 같다. 구도심처럼 복구가 완전하지 않은 건물들,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집들, 보이는 것처럼 풍요롭지 않은 삶이 보였다.
4. 맥주! 맥주!
벨멧맥주, 코젤!(다크 맥주를 싫어하는 사람도 한 번 마셔보시길!), 및 다양한 맥주들....다 시켜 드세요~
누가 말하길 프라하가 고도가 높아서 더 짜고 열량이 높은 음식들을 많이 먹게 됬다고 한다. 그러니 과음할 필요는 없지만..맥주를 음식과 함께 권장합니다!
참고로 음식집에서 탄산음료가 맥주보다 더 비싸다. 맥주는 기본 천원에서 이천원 사이에서 마실 수 있다.
5. 프라하 물가
기본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싸다보니 자꾸 무엇인가를 사게된다. 공산품은 비싸다. 과자 한 두 봉지를 사면 2~3천원 나오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과일은 넉넉히 사도 몇 천원이고, 가격대비 양이 많다. 같은 5~6백원짜리 요거트인데 왜 여긴 용량이 클까?ㅠㅠ
여름에 간다면 수입체리이긴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검붉은 체리가 키로당 오천원정도로 우리나라의 반값이다.(우리나라가 미국산 수입체리 증가로 키로당 2만원에서 1원으로 줄었더라!) 나중에 들어보니 크로아티아가면 키로당 2500원정도라고 들었다. 여튼 수박도 4분의 1로 잘라서 팔고 이래저래 맛있는게 많다.
물은 우리나라보다 싸지만, 루마니아나 불가리아에 비하면 조금 비싼편이다. 2,3백원정도? 그리고 이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는데 2리터 물이 500ml 4개보다는 훨씬 싸니 장기간 머문다면 큰거 사서 나눠서 다니면 된다.
과일의 경우 하벨시장보다 시민회관 앞 빌라나 바츨라프 광장 시작점과 국립극장 사이의 테스코에서 사는 편이 더 싸다. 하벨시장은 기념품이 싸지 과일류는 질도 좋지 않은 편이고 1,5~2배정도 비싸다.
커피 값이나 케익, 빵 값도 구시가지에서 멀어질 수록 싸고 가격대비 맛있다. 그리고 싸다고 느껴도 우리나라에 비해 싼 것이지 흥청망청 쓸 정도로 싸지는 않다. 하지만 이건 구 시가지 근처여서이다! 조금 더 걸어나가면 맛있는 음식을 놀라운 가격에 먹을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프라하 물가에 감이 없어서 첫날 서양인들이 많은 빵집 들어갔다가 나중에 집에와서 돈 계산할 때보니 3500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간식을 사먹었던 기억이 있다.(뜨르들로는 아니다! 그리고 가격 대비 음식 질을 생각해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음식점들은 정말 어디서 그렇게 잘 찾아놨는지 가격대비 음식맛 보장하는 곳들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위에 한국인들이 너무 바글거리므로, 트립어드바이저 사용을 추천한다. 다른 서유럽국가들은 이런 앱을 사용하면 물가기준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높아서 기대이상의 가격을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동유럽은 비싸도 그렇게 비싸지 않기에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그러니. 꼭꼭 구시가지 밖 쪽으로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펍이나 가게들을 느낌만으로 시도해봅시다!
- 이건 팁이 아닌 마지막으로 프라하 숙소를 추천하겠다.
최근에 새로생긴? 혹은 리모델링 한 곳으로 OLD PRAGUE HOUSE라는 곳으로 전차로 까를교 역에 내리면 바로 5분거리에 있다.
깔끔하고 라커시설이 정말 잘되어있다. 여자 남자 5인실에 아침식사 제공, private room도 2,3인실이 준비되어있다. 개인 사용의 경우 1인 20유로를 냈는데 그 돈 내고 지낼만하다.
단지 처음 가는 사람만 조금 찾기 힘들 수 있는데, 여튼 까를교 근처이고 주인분이 너무 착해서 잘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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